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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도사 가족의 “캣츠” 공연 관람기.
당신은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집에 오면 잠 이나 자고, 일요일은 선후배 몰려 다니며 산에나, 가고 술만 먹고 다니고
나이 40을 너머 선지 몇 해 되니, 가야할 곳 도 많고 해야 할 일도 정말 많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인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무심코 아내의 잔소리를 듣고 살아온 애들이 아빠는 잠만 자고, 술만 먹고 오는 그런 무능력한 사람으로 대하기 시작,
아내들이여 제발 애들 앞에서 남편 야단치지 마시라,
사실은 지난 일년 동안 이벤트를 공부한답시고 일년 내내 집에 한 두시가 넘어야 들어왔었으니까, 그래 딸들아 아빠가 사실 거기 등록 할 때는 공부도 하고, 좋은 인간관계들도 만들고, 거기 가서 이벤트 전문가들이니까 깃발, 현수막 한 장이라도 더 영업 하려고 갔지, 그런데 사람의 일이 생각 대 로 되냐? 왜 꼭 우리는 술을 먹어야 인간관계가 좋아지는지.
어찌 되었든 간에 ,여름방학이라 애들끼리 긴긴 방학도 걱정되고, 딸애 셋이 하루 종일 붙어 있으려 하니, 나처럼 나와서 술 마시는 것 보다 더 힘들었겠지. 그런데 애들은 잘 놀다 싸울 때는 중1이나, 초등학교 1학년이나, 유치원생이나 똑같은지.
이야기가 옆으로, 그리하여 남들 다 간다는 휴가 갈 정신적 여유도 없고, (사실은 금전적인 이유가 더 큼), 얼마 전에 상암동에서 하는 투란도트 이야기 꺼냈다가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하고, 겨우 큰애와, 집사람만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것 보고, 사실은 사전에 그 팀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하고, 상암동 경기장 공연 인줄 알았는데, 마케팅에 넘어 간 건지 내가 무식한건지. 그때 가장의 모든 걸 걸고 그래 아빠가 경상도 싸나이로 서 약속 하마, “우리 가족이 다 갈수 있는 거 보여주마”.
그래서 우리가족 뮤지컬과 친해지기, 첫 작업 캣츠 dvd 사다놓고 맹훈련 돌입, 처음 한번보고 두 번 보고, 냥이들 이름외기 .그런데 엘리어트는 쉬운 이름 두고 왜 그리 어려운 이름만 붙였는지, 집사람과 애들은 두 어번 보더니 이 냥이는 ,저 냥이는 어떻고, 내눈엔 뭐가 뭔지 도대체, 조명이나, 연출, 카메라는 어디서 잡았을까, 후편에 연출자의 이야기 그런 것만 눈에 들어오고..
드디어 날짜 잡기, 아빠 우리 공연 언제 보러가, 매일 캣츠 홈페이지 들락거리며 대본 다운받고, 냥이줄 초코렛은 뭘 준비하고, 아빠 좌석은 꼭 통로를 끼고 있어야 되구요, 야 돈 좀 생각해야지, 우리가족 다섯명 로얄석 으로 하면 60만원 ,아니 s석이면 35만원, 아냐 a석으로 해야지, 이번 빅탑은 예술의 전당하고 틀려서 전체가 다 공연장이 좋다고 하니까 자위하며, a석으로 합계20만원,20% 할인 16만원 카드로 구매, 다행이 앞쪽, 통로 가까이. 집사람 평소 지론 “공연은 좋은 자리서 봐야지” 혼날텐데.
공연 하루전, 큰딸과 dvd 꺼내 놓고 예습시작, 관전 포인트 점검하고, 집사람과 만약 지영이 낼 입장 못하면 어떻하지, 막내 “ 아빠 가방에라도 넣고 데려가 주세요” 마술사 장면은 어떻게 처리 될까요, 그리자벨라는 “메모리” 잘 부를까요, 승천하는 모습은 어떨까요, 아빠 낼 몇시에 집에 오나요, 수원은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애들아 제발 잠 좀 자자.
사무실에 나왔어도 월말인데, 수금이며, 거래처 지불준비며, 그런데 내가 정신이 어디 가 있는 건가?
내일부터 직원들 돌아가며 휴가 해야 되는데, 무대는 어떨까, 진짜 공연이 되는 걸까, 오늘 프리뷰 공연은 홈피 에도 없는데 하긴 하는 건가, 오늘 따라 시계는 왜 이리 더디게 가는지, 친구들 몇 놈 전화해서 야 캣츠 공연 보러 가자고 하니 야 니 한가한 소리 하네, 야 그게 뭔데, 말일이라 바쁘다 그런 전화면 끊어라, 대 여섯 놈 전화하니 꼭 더위 먹고 돌은 놈 취급하는지라 열 받아서 그래 니들 일만 하다 죽어라, 그렇다고 친구들 까지 죽일 수야 없지 않는가.
시계는 3시, 평소 30분이면 가는 거리를 출발, 집에 아직 얘들이랑 집사람은 일이 끝나지 않아 아무도 없어, 내가 너무 빨리 왔나
그래 성스러운 이 행사를 더러운 몸으로 갈수가 없지, 찬물에 샤워하고 옷 정갈하게 갈아입고, 그래도 겨우 4시 20분, 인터넷 켜서
교통 상황한번 보고 홈피 한번 들러서 빠트린 거(?) 없나 체크하고, 딩동 5시, 집사람은 애들 수업후 , (참고로 우리집사람은 도서관 동사무소 등에서 흙가지고 애들 데리고 노는 게 직업) 가지고온 훍바구니를 마당에 내리자 마자 .야 가자. 수원으로
차는 막히고, 출발은 했는데 이 막내 녀석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
홍제 터널이 막힌다는데, 그럼 서울역으로 계속가서 삼각지로 가자. 마음은 급하고 왼발에 자꾸 힘이 들어가고,차는 잠수교를 지나 터미널 옆, 집사람 “여기서 쭈욱 가면 예술의 전당 이지요”, “그런데”. “지난번 캣츠 당신 부도 냇잖아요” “그때 날자를 잘못봐서 그랬잖아”.. 제발 애들 앞에서 남편의 약점을 꼭 이야기 해 야 한단 말입니까?
그런데 고속도로, 정말 박통 생각이 하필 이때 왜 났는지 저도 모릅니다.
수원20분이면 가더군요, 아빠 메모리 테입 없어, 이거 어떻게 부르지, 대본을 꺼내 주절거립니다. 야 아빠는 영어 절대 안써 아름다운 우리말을 써야지, 이내 무색하게 우리 집사람 딸애랑 메모리 흥얼거리며 제법부릅니다.
“아빠 공연장 가면 꼭 ost테입 이랑 cd사주세요”. “음 그래야지”,( 속으론 얼만데?)
경희대, 저는 경희대가 그쪽에 있는 줄 첨 알았읍니다. 우리는 경희대 하면 휘경동만 떠올리지요.
80년대 한창 조치원, 수원, 용인, 안성, 충주, 원주, 등에 무슨 부동산 투기 열풍처럼 불어닥친 분교 내지는 캠퍼스 이원화 등등.
어쨌거나 이정표를 친구 삼아 한 고개 돌아가니 경희대 3킬로미터, 왼발에 조금 힘을 준다 싶었는데, 검은 냥이들 노란눈동자가 가로등에 매달려 펄럭이는 배너들 캣츠 보러 왔는데요, 상냥한 아저씨들 “네 주욱 깃발따라 가세요”
분명하게 표사면서 물어 봤을 때는 주차비도 내고, 입구에서 셔틀버스 타야 된다고 했는데.
고개를 돌아 돌아, 어릴 적 시골에서의 유랑극단, 이놈이 설도윤 교수 만나니까. “빅탑씨어터”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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