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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날의 짧은 생각.

 

올여름을 에어컨 없이 지내기를 작심했는데, 선풍기 바람을 제일 많이 가게 해 주었는데도 여직원은 연신 손 부채질을 해 댑니다.

마치 시위하듯 ,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듯이 하지만 그런다고 에어컨을 들여 놓을 생각은 없이 버텨 보려 합니다.


지난해 집을 지으며 하늘이 보이면 좋겠다 싶어, 하늘과 한쪽 옆을 온통 유리로 하였더니 겨울은 견딜 만 하더니 여름은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공사업자가 샌드위치 판넬로 하여야 더위와 추위를 견딜 수 있을 거라 했지만 비오는 날이나 눈이 내리는 날의 호사를 누릴 요량으로 유리로 하였던 것입니다.


지난 봄날 폭우가 쏟아질 때의 멋과 아름다움에 반해 밤늦게 까지 퇴근도 미룬 적이 있었고, 맑은 날 호스를 통하여 흘러내리는 그림자의 무늬에 넋을 놓고 직원들과 황홀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더위가 심해지자 견딜 수가 없어 시장에서 은빛 천을 사다가 빛을 반사시켜 더위를 누그려 뜨려 볼 참이었지만 후덥지근함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의 생각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가을이나 겨울이 올 것임을 알면서, 에어컨의 힘을 빌어순간 순간의 더위와 시시때때로 타협해 가면서 오는 가을을 맞아야 할지, 아님 장마철의 거센 빗줄기와 하늘의 조화를 감상하며  우둔한  선택을 합리화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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