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임을 다하고서
힘있게 써내려간 불자는 깊은 수행의 경지가 드러나 보이는 듯 합니다.
짧은 지혜로 누구의 작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상상해 보건데 어느 큰 스님이 신심 깊은 보살님께 부처님의 말씀을 늘 생각하고 수행하라고 내리신 글 일수도 있을 테고,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어느 거사님이 큰일을 앞두고 큰 재보시후 받은 글일 수도 있고,
꼭 스님이 아니라도 어느 선비가 수행하며 기도하며 쓴 글일 수도 있을 겁니다.
크기도 그리 크지 않고 사무실 벽이나 거실 등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위로받고 삶의 여정에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다 인연이 다한 지금 위치를 바꾸어, 고물상 언저리에서 지나가는 우리를 질타하는 거룩한(?) 모습에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집에 소장 할수 없게 된 불자는 인연이 다하여 어찌하여 저기 까지 오게 된 것일까요?
모처럼의 이른 출근길에 비를 맞고 누워있는 불자를 보면서 제 자신의 삶을 비추어 봅니다. 어떤 때에는 제게 정말 중요하거나 필요하지도 않는 물건이나 일에 너무 목숨 걸고 구하려 하지 않았는지? 막상 그것이 내 품에 왔을 때는 그 가치도 모르고 저렇게 내동댕이치지나 않았는지?
내 자신도 어느 누구에게 소중하다가, 어떤 사람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가는 사람으로 바뀌듯이 우리의 삶도 늘 그렇게 흘러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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