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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목민의 후예인가?
유목민은 살기 위해선 위가 아니라 옆을 봐야 하는 수평 마인드의 사회, 집단으로 이동해야 하는 사회로 단 하루도 현실에 안주해선 안되고 '나와 다른 사람"이 소중하며 민족이나 종교나 국적이 다르다는 것은 별로 중요시 되지 않는 개방이 최상의 가치로 통한다고 한다. 현대 사회엔 빠르게 움직이면서 휴대폰으로 인터넷으로 언제든 연락하고 어디든 찿아 가는 이런 신 유목민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는 직업을 따라 유랑하는 유목민(job nomad)는 한 가지 직종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분석하며 현대화를 실천하는 주인공이다.
하루하루가 발전해가는 현대사회, 세계화, 정보화, 이런 21세기에 유목민의 기질을 통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고 재조망해 보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목민의 정서를 가장 잘 알 수 있다는 징기스칸, 몽골 고원에 살던, 서로 약탈하면서 잠시도 안정을 찿지 못하던 수많은 고원의 부족들을 통일시킨 칭기스칸, 흔히 유럽 중심 혹은 중국 중심의 역사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칭기스칸은 문명과 질서의 파괴자로서 야만과 비이성의 이미지를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유목은 농경에 비해 열등한 삶의 방식’이라는 일반 대중의 역사관에 도전하며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독특한 유목민의 문화적 코드를 통해 세상사를 읽는 새로운 방식이 근간에 우리 삶의 중요한 화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징기스칸 당시에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마차로 달리면 2년이 걸렸다니, 징기스칸은 거의 말달리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세계를 정복한 셈이다. 이런 빠른 속도는 아마도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라는 유목민의 사고방식과 칭키츠칸의 통치가 어우러져 가능 했을 것이다.
13세기, 바람처럼 나타나 세계사에 전무후무한 광대한 제국을 건설한 칭기스칸과 그를 따랐던 몽골민족, 유목민! 그들은 척박한 초원의 땅에서 생존에 급급하며 역사의 그늘을 거닐던 아웃사이더에 불과했다. 그런 그들이 유라시아 전체에 걸친 거대한 세계제국을 건설했다.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들의 삶과 역사 속에 숨은 폭발적 에너지와 역동성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유목민은 황량한 초원을 끝없이 이동하면서 살아야 하는 자신들의 운명과 비극적 슬픔 속에서 ‘유목 이동마인드’라는 가치를 찾아내어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하는 힘으로 만들어 냈다. 자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동물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해야 하는 숙명을 오히려 이동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열린 사고와 역동성으로 바꾸어 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무한 생존경쟁의 주요한 키워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유목민은 장소보다는 시간을 중심으로 사고하며, 강한 연대와 동료의식을 가지며, 소박한 삶을 살고, 기동성과 정보화 마인드를 가진 민족이다. 그들이 창의적 사고를 지향하는 카리스마적 지도자를 만날 경우 놀랄만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 거대한 힘은 칭기스칸 당시 세계사의 축이라고 여겨지던 중국과 이슬람, 유럽에 걸친 대제국의 건설로 나타났고, 오늘날 디지털 인터넷 제국에서는 수많은 벤처기업과 IT기업의 성공 신화로 부활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신바람과 피눈물이라는 유목 DNA가 흐른다. 몽골 제국의 성공비결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것은 ‘꿈’이다. 한사람이 꿈을 꾸면 꿈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만인이 꿈을 꾸면 얼마든지 현실로 가꿔낼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니고, ‘열린 사고’를 통해 ‘꿈의 공유’를 이룰 줄 아는 사람들이었기에 그 모든 것이 가능했다. 몽골 기마군단이 그토록 빠른 시간동안에 동서양을 지배한 원동력으로 그들의 정신전력인 ‘신바람’과 ‘피눈물’을 들고 있다. 반복되는 역사의 시련 속에서 몽골고원을 지배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피눈물’과 ‘신바람’이라는 말이 떠날 수 없었다. (‘신바람’이란 신에게 감흥을 받아 미치듯이 놀고 일하는 모습을 말하며, ‘피눈물’이란 말은 원래 유목민족의 고유한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몽골의 유목민들은 당시, 친구와 부모형제가 적에게 납치되어 죽을 때 연장으로 얼굴을 그어가면서 피와 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서 신바람의 기질, 피눈물 나는 시련 등을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본디 유목민족의 기질과 문화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정녕 나는 유목민의 후예인가?
때론 그 기질이 나의 삶을 지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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