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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능가 싶어서"

 

“되능가 싶어서”


이른 아침 출근하여 한숨을 돌리고 신문을 일고 여유를 부리는데 휴대폰이 드르륵 거립니다.

사무실에 나오면 가급적 휴대폰을 진동으로 두고, 가급적 업무적인 일들은 유선으로 오는지라 가급적 일과 중에는 휴대폰을 잘 사용하지 않고, 퇴근후 집에 가면 휴대폰을 꺼버리니 휴대폰은 그다지 필요 없고 옛날 전화번호를 적던 작은 수첩을 대신하는 역할이 주 기능입니다.


전화기를 집어드니 “엄니”라고 뜹니다.


추석 전에 수원에서 사촌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시고 싶어 하셔서 몸이  불편하신지라  당일에 새벽부터 부산과 수원을 오가시면  불편하신 몸이 탈이라도 나실 까봐 지난 벌초 때 모시고 올라와, 저희 집과 동생네를 오가며 보름여를 서울서 계셨습니다.


저희 가족들과 평화축전에 구경 가셔서 생전 처음 우리의 고유 풍등을 띄워도 보고, 잔디밭에 앉아서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듯한 불꽃놀이에 놀라 눈을 감으시기도 하고, 며칠 뒤 지인이 감독한 광명음악축제에 가셔서는 장필순의 감미로운 음악과 한영애, 강산애의 “라구요”등의 음악에 지팡이를 흔들며 같이 흥겨워하시기도 하고, 동생의 친구가 운영하는 한의원에 침도 맞으러 모시고 오가고. 같이 영화라도 한편 보려고 했는데 어찌하다 보름여가 훌쩍 지나 버렸습니다.


“혹시 내 잊어버리면 가까운 등산로 찾아봐라”

동생네에 머무르시던 날 조카애들 학교 가고, 제수씨 일하러 가고 혼자서 가까이 주변 등산로를 산책하시다가 혹시 길을 잃거나 쓸어지시면 찾을 자식들이 걱정되셨나 봅니다. 갑자기 가슴 속 깊이서 뜨거운 덩이가 목에 콱 잠겨 왔습니다.


다음날 동생을 보내서 휴대폰을 하나 샀습니다. 요금은 제 통장에서 빠져 나가게 하고, 넓적한 목걸이형 줄에 매달린 휴대폰에 1번 부산집, 2번 큰아들,3번 둘째, 4번 막내아들. 이렇게 어머님의 목에 걸린 휴대폰은 추석 내내 조카 및 친척들에게 자신의 휴대폰 자랑과 번호 알으켜 드리기가 이번 추석의 이야깃거리였습니다.


그런 휴대폰을 명절 지나고 울리지 않는 휴대폰에 아들 생각에 아침에 운동 중에 불편하신 한손으로 3번을 누르신게지요.


“어 왠일세요 아침 일찍?”

“되능가 싶어서” “바쁜데 끊을께”.....


전화기를 한참 바라보노라니 눈가가 따뜻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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